얼마 전에 '지구 온난화 사기극'이라는 다큐가 인터넷에 퍼졌습니다. 네이버나 다음에 '지구 온난화 사기극'이라고 쳐봐도 쭉 뜰 겁니다.
사람들 심리는 비슷한가봐요. 우리가 배워왔던 것에 대한 총체적 반박이니 흥미로울 수 밖에요. 게다가 제목이 'BBC'라고 떡하니 적혀있으니 '믿을 만' 하기도 하고. 물론 비전공자인 저도 흥미롭게 봤습니다.
당시 새벽에 보고 '그런갑다 이런 시각도 있나보다' 하고 잤는데, 다큐에 나오던 사람들의 면면이 궁금한 겁니다. 제가 영어가 짧아 스쳐 지나가는 자막을 모두 캐치한 건 아니지만 분명히 그 쪽 전공이 아니었던 사람도 있었거든요. (한글 자막에는 분야를 안 적어놨더군요) 좀 쌩뚱 맞은 사람도 있었고. 마치 작년에 좌편향 교과서 논란 나왔을 때 대한상공회에서 떠드는 느낌이었다랄까. 게다가 이런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분위기에서 (물론 사회적 합의라고 모두 옳다고 할 순 없습니다만) 갑자기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 어째 '논란' 자체를 원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보통 이런 케이스들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어제 뒤져봤습니다. 우선 BBC 에서 제작된 다큐가 아니더군요. 채널4 에서 제작된 다큐입니다. 그리고 채널4 자체가 지구온난화 시각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 왔고요. '지구 온난화 사기극' 이라는 다큐의 중심적인 주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태양의 흑점 활동이 활발해져서 더워지는 것이다.
2. 지구 온난화도 지구의 거시적인 역사로 봤을 때 자연스러운 일일 뿐이다.
2가지 정도가 중심적이었던 거 같은데요, 본지 꽤 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이 두 가지에 대한 반박은 이러합니다.
1. 채널4 에서 제작된 다큐에서는 이것을 그래프로 설명합니다. 80년대까지는 얼추 잘 맞아 떨어집니다. 문제는 80년대 이후죠. 흑점 활동은 거의 없고 도리어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온도는 계속 올라갑니다. 그러나 채널4 다큐에서는 80년대 이후 데이터는 설명에서 빼버리죠.
2. 거시적인 역사로 봤을 때 들쑥날쑥했던 건 사실이고 중세온난기에 대한 얘기도 있지만 워낙 일부 지역에서의 이야기일 뿐더러 지금의 증가 속도는 비교를 거부할 정도라는 게 문젠 거 같습니다.
'진짜 BBC'에서 작년에 'Earth : The Climate Wars'라는 3부작 다큐를 만들었습니다. 채널4 다큐에 대한 반박 격이죠. 채널4 다큐에서는 일부 과학자들이나 IPCC가 정치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일부가 그럴 수도 있겠죠. 다만 다큐4 에 나와서 비판한 그 사람들의 일부 또한 석유회사와 연계된 것을 보면 누가 더 정치적이고 이해관계가 얽힌 발언인지는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